[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추석 차례상 기본 음식은 송편‧나물‧구이‧김치‧과일‧술 등 6가지다. 여기에 육류와 생선, 떡을 조금 더 올려도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 지진 음식은 꼭 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추석 명절을 앞둔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개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이다. 성균관은 “가정의례와 관련한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세대 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대국민 설문 조사 결과와 예법 등을 고려해 만든 간소화 방안을 내놨다.
성균관 측은 “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이제 그만둬도 된다”며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계 김장생 선생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 따르면 밀과나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게 성균관 측 설명이다.
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므로, 음식을 상에 올릴 때 편하게 놓으면 된다. 지방(紙榜) 외에 조상 사진을 두고 제사를 지내도 된다. 성묘하는 시기는 차례 이전이나 이후나 상관없다.
성균관 측은 “예의 근본정신을 다룬 유학 경전 ‘예기(禮記)’의 ‘악기(樂記)’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며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성균관은 차례에 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지난 7월 28~31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조사한 결과 차례를 지낼 때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은 응답자가 40.7%로 가장 많았다. 차례 상차림에 적당한 비용으로는 10만원대가 37.1%, 20만원대가 27.9% 등으로 나왔다.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은 13.6%였다.